• Total : 2347216
  • Today : 811
  • Yesterday : 1071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2434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3 Rumi / Say I Am You 나는 너라고 말하라 [4] sahaja 2008.04.16 3164
332 낙타 [1] 물님 2011.09.19 3154
331 하느님 나라 [5] 하늘꽃 2008.09.09 3153
330 무술림전도시^^ 겁나게 길어요<하늘꽃> [2] 하늘꽃 2008.04.21 3153
329 달팽이.2~ [1] 하늘꽃 2008.06.09 3149
328 기도 [6] file 새봄 2008.03.31 3147
327 여물 [4] 운영자 2008.07.21 3141
326 가을의 기도 -김현승 물님 2011.10.18 3133
325 자리 [2] 물님 2013.01.31 3132
324 당신은 [5] file 하늘꽃 2008.09.18 3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