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8890
  • Today : 627
  • Yesterday : 924


최영미, 「선운사에서」

2012.03.05 08:14

물님 조회 수:2454

최영미, 「선운사에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시_ 최영미 - 1961년 서울 출생.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 『꿈의 페달을 밟고』, 『돼지들에게』, 『도착하지 않은 삶』, 장편소설 『흉터와 무늬』, 산문집 『시대의 우울: 최영미의 유럽일기』, 『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 『화가의 우연한 시선』,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 등을 출간함. 이수문학상 수상.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 호수 -문병란 물님 2012.05.23 2371
112 시바타도요의 시 물님 2017.01.27 2368
111 봄 소식 하늘꽃 2009.03.02 2368
110 목적독백 [4] file 하늘꽃 2009.01.12 2366
109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물님 2012.07.01 2362
108 확신 [2] 이상호 2008.08.03 2362
107 폼 잡지 말고 [1] 하늘꽃 2011.06.02 2361
106 나비 (제비꽃님) [1] 고결 2012.07.05 2360
105 행복해진다는 것 [1] 운영자 2008.12.04 2360
104 거룩한 바보처럼 물님 2016.12.22 2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