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9475
  • Today : 701
  • Yesterday : 1280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1544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3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1540
92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물님 2011.11.22 1540
91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file 이중묵 2009.01.24 1540
90 새벽밥 물님 2012.09.04 1538
89 동시 2편 물님 2012.03.02 1538
88 섬진강 / 김용택 file 구인회 2010.02.18 1538
87 석양 대통령 물님 2009.05.13 1538
86 초혼 [1] 요새 2010.07.28 1537
85 어떤바람 [2] 제로포인트 2016.04.04 1536
84 한동안 그럴 것이다 물님 2011.05.05 1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