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4701
  • Today : 1006
  • Yesterday : 1199


물님의 시 - 화순 운주사

2007.08.19 23:36

운영자 조회 수:4054

         화순 운주사


                              이 병 창



     나를 부처라고 부르지 말라
     천불 천탑(千佛 千塔)
     그 하나가 부족하여 날 새버린
     개벽의 꿈이 아쉽다고
     말하지 말라
  
     마지막 하나의 부처가
     내 배꼽 위에 앉아 있는
     너 자신임을 알기 까지는
     화순 들녘의 땀흘리는 중생들이
     바로 내 자식들임을 알지 못하리라


     나를 보고 미륵세상을 노래하지 말라
     내 몸이 부서져 닳고 닳아도
     여전히 한스러운 세상
     나의 기다림은 멀다


     나를 누워있는 부처라고 부르지 말라
     나의 발끝에서 더 이상 절하지도 말라
     너희가 입을 다물고 있을 때
     일어서지 않을 때
     나는 돌이 되어 이렇게 꿈틀거리고 있다.


     이밤이 새기 전에 그대
     일어서는 부처가 되어야 한다.
     팔다리 잘려진 나의 용화 세상을
     그대의 가슴 속에서 열어야 한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3 눈동자를 바라보며 물님 2009.03.25 4332
172 진은영, 「훔쳐가는 노래」 물님 2012.10.09 4333
171 풀 - 김수영 [1] 물님 2011.12.11 4335
170 확신 [2] 이상호 2008.08.03 4338
169 매미 -이병창 [1] file 하늘꽃 2007.08.29 4340
168 천사 [2] 하늘꽃 2008.05.14 4341
167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1] 물님 2011.10.10 4341
166 나는 당신의 마음을 지니고 다닙니다 [1] 물님 2010.03.17 4345
165 독일 발도로프학교 아침 낭송의 시 물님 2009.04.16 4346
164 바닷가에서 요새 2010.07.21 4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