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3924
  • Today : 828
  • Yesterday : 943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2761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3 풀 -김수영 물님 2012.09.19 2664
162 내가 사랑하는 사람 물님 2012.03.19 2661
161 물님의 시 - 화순 운주사 운영자 2007.08.19 2661
160 사철가 [1] 물님 2009.03.16 2658
159 행복해진다는 것 [1] 운영자 2008.12.04 2658
158 물님 2012.06.14 2651
157 새벽밥 물님 2012.09.04 2648
156 김종삼, 「라산스카」  물님 2012.07.24 2646
155 귀를 위하여 /물님 하늘꽃 2007.09.14 2646
154 가장 좋은 선물은 ? 물님 2010.12.23 2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