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9088
  • Today : 314
  • Yesterday : 1280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1544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3 원시 -오세영 물님 2012.07.01 1538
92 석양 대통령 물님 2009.05.13 1538
91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file 이중묵 2009.01.24 1538
90 새벽밥 물님 2012.09.04 1537
89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물님 2011.11.22 1537
88 어떤바람 [2] 제로포인트 2016.04.04 1536
87 동시 2편 물님 2012.03.02 1536
86 섬진강 / 김용택 file 구인회 2010.02.18 1536
85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에 [1] 요새 2010.03.19 1535
84 이별1 도도 2011.08.20 1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