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 류 시화
2008.06.16 12:54
![](./files/attach/images/10618/318/001/3_in_the_fog.jpg)
나비 / 류 시화
달이 지구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지구에 달맞이꽃이 피었기 때문이다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이제 막 동그라미를 그려낸어린 해바라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세상은
나비 한 마리로 내게 날아온다
내가 삶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너에 대한 그리움 때문
지구가 나비 한 마리를 감추고 있듯이
세상이 내게서
너를 감추고 있기 때문
파도가 바다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그 속에서 장난치는 어린 물고기 때문이다
바다가 육지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모래에 고개를 묻고
한 치 앞의 생을 꿈꾸는
늙은 해오라기 때문이다
아침에 너는 나비 한 마리로
내게 날아온다
달이 지구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나비의 그 날개짓 때문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너에 대한 내 그리움 때문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43 | 절망은 나무 벤치 위에 앉아 있다. | 물님 | 2021.12.09 | 2512 |
242 | 새해 다짐 -박노해 | 물님 | 2023.01.04 | 2511 |
241 |
분수 -물님시
[1] ![]() | 하늘꽃 | 2007.08.29 | 2511 |
240 | 꽃눈 | 물님 | 2022.03.24 | 2509 |
239 |
바다는
![]() | 운영자 | 2007.09.09 | 2505 |
238 | 포도주님독백 [7] | 하늘꽃 | 2008.08.21 | 2487 |
237 | 삶이 하나의 놀이라면 | 물님 | 2012.04.07 | 2485 |
236 |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 물님 | 2011.11.22 | 2484 |
235 | 나만의 삶 - 홀리오 노보아 폴란코 | 세상 | 2013.10.25 | 2478 |
234 | 동시 2편 | 물님 | 2012.03.02 | 2477 |
반가운 님 살아있는 아름다운 모든 것들이 오늘도 넘치도록 부어 주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