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2721
  • Today : 1187
  • Yesterday : 1259


웅포에서

2010.12.05 19:47

요새 조회 수:1736

         

                                                          이 병 창

 

          입춘이 지난 철새들은

          근질거리는 날개짓으로

          시베리아의 꿈을 털고 있다.

 

         배들은 모두 떠나가고

         물그림자만 길게 남아서

         옛 이름을 지키고 있는 웅포

         내 소년기 영혼의 성감대를

         열어젖히던 덕양정의 갈대 소리가

        오늘은 더욱 푸근하다.

 

       세상은 변한 건 없다.

       새롭게 모양 낸 강둑을 따라

       여전히 하루에 두 번씩 오고 가는

       조수의 흐름처럼

       나도 때마춰 너에게

       오고 갈 뿐.

 

      이제는 피도 눈물도 썩고 썩어서

     어떤 대책도 없는 황토빛으로

     흘러가는 금강

     아침 노을보다는

     더욱 황홀한 석양 끝에 서서

     나는 또

     기다리고 있다.

     네가 질 때까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3 sahaja님의 '불재'를 읽다가... [3] 포도주 2008.05.23 2400
102 마지막 향기 [2] 만나 2011.03.16 2401
101 나는 당신의 마음을 지니고 다닙니다 [1] 물님 2010.03.17 2423
100 담쟁이 물님 2014.05.13 2446
99 그 꽃 [1] 물님 2009.11.22 2448
98 박성우, 「소금창고 물님 2011.10.24 2451
97 세가지의 영혼, 세가지의 기도 [2] 물님 2009.07.02 2476
96 [4] file 새봄 2008.04.03 2477
95 좋아하는 노래 : '청보리밭의 비밀' [2] 수행 2011.03.22 2484
94 기도.2 ( 물님) [2] 하늘꽃 2008.04.23 24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