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4318
  • Today : 1444
  • Yesterday : 1340


물 1

2007.01.22 23:34

운영자 조회 수:2803

        물 1


                    이병창


  나는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태초에 하늘을 떠돌다가 오늘은
  이승의 우물물로 고여있다 해도
  나는 한 번도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흘러가는 시냇물
  파도치는 바다에서
  나는 나로 춤을 추고 있었을 뿐


  나는 나이를 먹어본 적도 없소
  나는 어떤 추억도 없이
  여기에서 여기로 흐르고 있을 뿐
  꽃샘바람과 함께 흩날리는
  봄눈과 함께 나는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돌아가고
  있을 뿐


  나는 어느 하늘 어느 땅에서도
  머물러 본 적이 없소
  나는 이전에 누구를 만나 적도 없소
  한 점의 후회도 없이
  나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나로
  지금 흘러가고 있을 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3 폼 잡지 말고 [1] 하늘꽃 2011.06.02 1722
332 물.1 [3] 요새 2010.07.22 1727
331 '손짓사랑' 창간시 file 도도 2009.02.03 1727
330 나는 나 I 마에스터 에크하르트 (Master Eckhart) 구인회 2012.07.24 1730
329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1] 물님 2011.10.10 1731
328 섬진강 / 김용택 file 구인회 2010.02.18 1731
327 시인의 말 [1] file 하늘꽃 2009.01.17 1732
326 차안의 핸드폰 [3] file 하늘꽃 2009.01.13 1735
325 눈동자를 바라보며 [1] file 운영자 2008.12.28 1736
324 비 내리면(부제:향나무의 꿈) / 이중묵 [4] file 이중묵 2009.01.21 1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