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5736
  • Today : 806
  • Yesterday : 1451


담쟁이

2014.05.13 06:28

물님 조회 수:2222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3 음악 [1] 요새 2010.03.19 1414
102 전라도길 구인회 2010.01.26 1414
101 눈물 [1] 물님 2011.12.22 1413
100 세상의 등뼈 물님 2011.06.13 1413
99 구름의 노래 [1] 요새 2010.07.28 1413
98 내가 사랑하는 사람 물님 2012.03.19 1412
97 사랑 요새 2010.12.11 1412
96 꿈 길에서 1 요새 2010.03.15 1412
95 이홍섭, 「한계령」 물님 2012.06.21 1411
94 가지 않은 길 요새 2010.03.19 1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