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7665
  • Today : 743
  • Yesterday : 1151


물님의 시 - 화순 운주사

2007.08.19 23:36

운영자 조회 수:4174

         화순 운주사


                              이 병 창



     나를 부처라고 부르지 말라
     천불 천탑(千佛 千塔)
     그 하나가 부족하여 날 새버린
     개벽의 꿈이 아쉽다고
     말하지 말라
  
     마지막 하나의 부처가
     내 배꼽 위에 앉아 있는
     너 자신임을 알기 까지는
     화순 들녘의 땀흘리는 중생들이
     바로 내 자식들임을 알지 못하리라


     나를 보고 미륵세상을 노래하지 말라
     내 몸이 부서져 닳고 닳아도
     여전히 한스러운 세상
     나의 기다림은 멀다


     나를 누워있는 부처라고 부르지 말라
     나의 발끝에서 더 이상 절하지도 말라
     너희가 입을 다물고 있을 때
     일어서지 않을 때
     나는 돌이 되어 이렇게 꿈틀거리고 있다.


     이밤이 새기 전에 그대
     일어서는 부처가 되어야 한다.
     팔다리 잘려진 나의 용화 세상을
     그대의 가슴 속에서 열어야 한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 사월에는 [4] 운영자 2008.04.15 5762
22 카이로스 시. 기도.1 이병창 [3] 하늘꽃 2008.04.22 5766
21 별 헤는 밤 - 윤동주 도도 2020.03.02 5779
20 아들에게 이병창 2005.09.05 5810
19 모서리를 읽다 김경천 2005.10.11 5810
18 쉼표이고 싶다 운영자 2006.01.09 5825
17 바다는 이병창 2005.09.05 5838
16 편지 solpami 2005.10.01 5842
15 경각산 가는 길 .물 [3] 하늘꽃 2008.05.05 5893
14 Rumi Poem 3 [3] file sahaja 2008.04.21 58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