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 - 무상
2021.03.18 08:15
무상無常
헤르만 헤세
인생의 나무에서 나를 찾아
잎이 한 잎 두 잎씩 지고 있다.
오오, 어지럽도록 다채로운 세계여.
그대는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가.
그대는 얼마나 만족하면서 지쳐 있는가.
그대는 얼마나 취하게 되는가.
오늘날까지도 작렬하는 것
이내 가라앉고 마는 법
내 고동색 무덤 너머로
이내 바람소리 살랑거리며 지나가고
어린 아이 머리 너머로
어머니는 고개를 숙인다.
어머니의 눈을 나는 다시 보고 싶어라
어머니의 눈길은 나의 별,
다른 모든 것이야 바람처럼 지나가도 좋다.
모든 것은 죽는 법,
모든 것은 기꺼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법,
우리를 낳아준
영원의 어머니만이 언제까지나 남아 있는 것,
어머니는 장난기 어린 손가락으로
덧없는 대기 속에 우리들의 이름을 적어놓고 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3 | 꽃은 달려가지 않는다 [1] | 물님 | 2018.03.31 | 3748 |
32 | 운명 - 도종환 | 물님 | 2017.05.21 | 3747 |
31 | 황토현에서 곰나루까지-정희성 시인 | 물님 | 2020.11.06 | 3740 |
30 | 나도 어머니처럼 - 박노해 | 물님 | 2019.05.13 | 3739 |
29 | 나무에 깃들여 | 물님 | 2016.09.29 | 3736 |
28 | 이스탄불의 어린 사제 | 물님 | 2019.12.18 | 3729 |
27 | 뱃속이 환한 사람 | 물님 | 2019.01.23 | 3726 |
26 | 사랑 -괴테 | 물님 | 2019.05.11 | 3725 |
25 | 자작나무 | 물님 | 2020.10.24 | 3717 |
24 | 별의 먼지 - 랭 리아브 [1] | 도도 | 2020.11.23 | 37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