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5048
  • Today : 647
  • Yesterday : 1527


ㅁ, ㅂ, ㅍ

2007.12.29 16:47

하늘꽃 조회 수:2783



.  ㅁ, ㅂ, ㅍ

                  -오 북환 장로님을 추모하며-

                                           이병창




저녁 9시만 되면

땡전 뉴스가 세상을 희롱할 때

나는 견디다 못해

산에 계신 선생님을 찾아 갔다.

나는 숨만 가쁘고

작은 방안에는 침묵만이 흘러갔다.




‘ㅁ, ㅂ, ㅍ 으로 풀으셔’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단단한 떡을 입안에

물고 있으면

불궈지고, 불궈지면

풀어지겠지요.’

그 때 내 절망의 구름 사이로

빛이 보였다.

‘단단한 떡을 성질대로 깨물어버리면

이빨 상하고 떡은 떡 대로

못 먹게 되겠지요.

입안에 물고만 있으면 반드시 풀어집니다’.




아하,  이거였구나

권력의 하루살이들을 두려워 할

이유가 없는 것이로구나

나는 큰절 올리고 산을 내려 왔다.

세상사 ㅁ, ㅂ, ㅍ.

ㅁ, ㅂ, ㅍ.

그 때 앞산이 나를 보고 웃고 있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73 찔레꽃 [9] file 운영자 2008.05.25 3225
372 Rumi Poem 1 루미의 시1 [2] sahaja 2008.04.17 3222
371 명상 [3] file sahaja 2008.05.13 3217
370 카이로스 시. 기도.1 이병창 [3] 하늘꽃 2008.04.22 3211
369 흔들리는 나뭇가지 [3] 하늘꽃 2008.05.16 3192
368 죽어서 말하는 고려인들의 비석 [1] file 송화미 2006.04.23 3188
367 새 봄(타오의 감성으로 터치한 물님의 새 봄) [4] file 타오Tao 2008.04.14 3183
366 금강산에서. [2] 하늘꽃 2008.05.09 3162
365 바람 [6] file sahaja 2008.04.30 3161
364 달팽이 [7] file 운영자 2008.06.08 3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