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91661
  • Today : 1278
  • Yesterday : 1060


담쟁이

2014.05.13 06:28

물님 조회 수:4744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3 이홍섭, 「한계령」 물님 2012.06.21 4208
332 새해 첫 기적 [1] 도도 2011.01.01 4210
331 강 - 황인숙 물님 2012.07.12 4217
330 킬리만자로의 표범 [2] 물님 2011.07.03 4231
329 설정환, 「삶의 무게」  물님 2012.07.12 4242
328 나만의 삶 - 홀리오 노보아 폴란코 세상 2013.10.25 4245
327 '차를 마셔요, 우리' - 이해인 물님 2011.04.21 4246
326 희망가 물님 2013.01.08 4248
325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2] 물님 2009.07.03 4268
324 봄은 울면서 온다 도도 2014.03.25 42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