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1764
  • Today : 599
  • Yesterday : 1043


물.1

2010.07.22 19:55

요새 조회 수:2401

      

                                                                              이병창

 

        나는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태초의 하늘을 떠돌다가 오늘은

        이승의 우물물로 고여 있다 해도

        나는 한 번도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흘러가는 시냇물

       파도치는 바다에서

       나는 나로 춤을 추고 있었을 뿐

 

      나는 나이를 먹어 본 적도 없소

      나는 어떤 추억도 없이

      여기에서 여기로 흐르고 있 을 뿐

       꽃샘바람과 함께 흩날리는

       봄눈과 함께 나는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돌아가고

       있을 뿐

 

       나는 어느 하늘 어느 땅에서도

       머물러 본 적이 없소

      나는 이전에 누구를 만난 적도 없소

      한 점의 후회도 없이

      나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나로

      지금 흘러가고 있을 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3 고향집 오늘밤 / 이중묵 이중묵 2009.04.06 2451
82 모든 것을 사랑에 걸어라 / Rumi 구인회 2012.10.12 2450
81 가지 않은 길 요새 2010.03.19 2450
80 보리피리 [1] file 구인회 2010.01.25 2447
79 거룩한 바보처럼 물님 2016.12.22 2445
78 안개 속에서 [1] 요새 2010.03.19 2445
77 이기인- 소녀의 꽃무뉘혁명 [1] 물님 2012.01.13 2444
76 감각 요새 2010.03.21 2436
75 사랑하는 까닭 [3] 물님 2009.09.27 2436
74 차안의 핸드폰 [3] file 하늘꽃 2009.01.13 2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