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93636
  • Today : 498
  • Yesterday : 1410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4507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3 산수유 댓글 file 심영자 2008.03.29 4430
122 시론 물님 2009.04.16 4428
121 나는 우주의 것 - 정명 키론 2011.11.21 4427
120 봄날에 [1] 요새 2010.01.01 4426
119 오 늘 - 구상 물님 2011.05.16 4424
118 갈 대,, `신경림 구인회 2010.03.15 4424
117 기뻐~ [1] 하늘꽃 2008.03.19 4423
116 하늘꽃 [3] file 하늘꽃 2008.10.23 4421
115 떼이야르드 샤르뎅 [2] 운영자 2008.09.04 4418
114 길 잃고 [1] 물님 2011.01.12 4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