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9780
  • Today : 457
  • Yesterday : 1104


한동안 그럴 것이다

2011.05.05 06:28

물님 조회 수:4625

 

 

     한동안 그럴 것이다

                              윤 제림

한 젊은 부부가,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운 아이를
공원에 데리고 와서 사진을 찍는다.
그네 위에 걸터 앉혀 놓고 이리 찍고 저리 찍고,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저러다가 어느 날, 언제부터인가
사진 찍는 것을 잊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곤,
잠시 놀라지만
이내 잊어버린다.

아이가 자신들의 가슴속에
푸욱 들어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이는 한동안 부모의 가슴에 갇혀 자란다.
그러다가 어느날,
아이는 부모의 가슴에 난 작은 틈을 찾아내
문을 낸다,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간다.
그 문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데리고 온다.

또 어느 날엔,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 하날
양손에 붙들고 와서 저렇게 사진을 찍는다.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3 찬양 [6] 하늘꽃 2008.09.25 4311
242 이기인- 소녀의 꽃무뉘혁명 [1] 물님 2012.01.13 4311
241 구름 한 점 file 구인회 2010.02.02 4312
240 보리피리 [1] file 구인회 2010.01.25 4313
239 나는 숨을 쉰다 [1] 물님 2011.11.28 4314
238 봄 소식 하늘꽃 2009.03.02 4315
237 순암 안정복의 시 물님 2015.02.17 4316
236 지금 봉선화를 찾으시나요? [5] 하늘꽃 2008.08.26 4319
235 분수 -물님시 [1] file 하늘꽃 2007.08.29 4321
234 어떤 타이름 하늘꽃 2008.07.01 4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