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2509
  • Today : 975
  • Yesterday : 1259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1689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3 간절 - 이재무 물님 2012.09.06 1658
102 풀 -김수영 물님 2012.09.19 1655
101 봄밤 - 권혁웅 물님 2012.09.20 1656
100 둥우리여 - 백글로리아 [2] 구인회 2012.09.26 1663
99 山 -함석헌 구인회 2012.10.06 1733
98 진은영, 「훔쳐가는 노래」 물님 2012.10.09 1660
97 모든 것을 사랑에 걸어라 / Rumi 구인회 2012.10.12 1700
96 눈물과 미소 -칼리지브란 구인회 2012.10.22 2185
95 낙화 - 이 형기 물님 2012.10.23 1684
94 그대는 웃으려나 /함석헌 구인회 2012.10.27 16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