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8588
  • Today : 1094
  • Yesterday : 1268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1496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3 님의 침묵 [1] 물님 2009.05.29 1516
102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1515
101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물님 2011.11.22 1515
100 원시 -오세영 물님 2012.07.01 1514
99 한동안 그럴 것이다 물님 2011.05.05 1514
98 바닷가에서 요새 2010.07.21 1513
97 나는 눈물을 갖기를 원합니다. [2] 요새 2010.06.19 1513
96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file 이중묵 2009.01.24 1512
95 양애경 - 조용한 날들 [1] [1] 물님 2012.05.15 1511
94 고독에게 1 요새 2010.03.21 1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