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2062
  • Today : 897
  • Yesterday : 1043


헤르만 헤세 - 무상

2021.03.18 08:15

물님 조회 수:2077


    무상無常

         헤르만 헤세


인생의 나무에서 나를 찾아

잎이 한 잎 두 잎씩 지고 있다.

오오, 어지럽도록 다채로운 세계여.

그대는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가.

그대는 얼마나 만족하면서 지쳐 있는가.

그대는 얼마나 취하게 되는가.

오늘날까지도 작렬하는 것

이내 가라앉고 마는 법

내 고동색 무덤 너머로

이내 바람소리 살랑거리며 지나가고

어린 아이 머리 너머로

어머니는 고개를 숙인다.

어머니의 눈을 나는 다시 보고 싶어라

어머니의 눈길은 나의 별,

다른 모든 것이야 바람처럼 지나가도 좋다.

모든 것은 죽는 법,

모든 것은 기꺼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법,

우리를 낳아준

영원의 어머니만이 언제까지나 남아 있는 것,

어머니는 장난기 어린 손가락으로

덧없는 대기 속에 우리들의 이름을 적어놓고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93 부모로서 해줄 단 세가지 물님 2018.05.09 1989
392 자기 삶의 연구자 물님 2018.06.06 1992
391 유언장 -박노해 물님 2020.12.30 1995
390 매월당 김시습 물님 2021.01.19 1997
389 뱃속이 환한 사람 물님 2019.01.23 2006
388 나도 어머니처럼 - 박노해 물님 2019.05.13 2011
387 길은 걷는 자의 것이다 - 박노해 물님 2020.11.17 2014
386 이 코로나 바이러스 앞에서 물님 2020.04.29 2017
385 이스탄불의 어린 사제 물님 2019.12.18 2024
384 내가 바다에 도착했을 때 물님 2020.05.08 2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