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5162
  • Today : 761
  • Yesterday : 1527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2021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3 거룩한 바보처럼 물님 2016.12.22 1967
122 이별1 도도 2011.08.20 1966
121 당신은 file 물님 2009.06.01 1966
120 어디 숨었냐, 사십마넌 물님 2009.08.31 1965
119 낯선 곳에서 살아보기 물님 2015.05.19 1960
118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물님 2012.07.01 1960
117 목적독백 [4] file 하늘꽃 2009.01.12 1960
116 고독에게 2 요새 2010.03.21 1959
115 가지 않은 길 요새 2010.03.19 1959
114 그대 옆에 있다 - 까비르 [2] 구인회 2012.02.15 1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