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5277
  • Today : 876
  • Yesterday : 1527


내 똥에서 나온 반딧불

2007.07.19 22:29

운영자 조회 수:2216

                      내 똥에서 나온 반딧불


                                                                      이병창


오늘 새벽은  새소리보다도 더 빨리
전화벨이 울린다.
이세종 선생님의 수도터를 지키는
심상봉 목사님의 전화


  "반딧불 보러 개천산에 와 봐."
  "불재에도 반딧불이 있는데요.
   저 어젯밤에도 봤어요."


내 목소리는 퉁명스러웠다.
  "또 무슨 뜽금없는 말씀을 하십니까?"


  "항생제 범벅친 사료 먹고 사는 탓인지
   요즘 소똥에서는 반딧불 보기 어려운데
   모아놓은 내 똥에서 아, 글쎄
   지금 반딧불이가 나오고 있어."


똥간에 쭈그리고 앉아
반딧불이를 열심히 바라보고 있을
심목사님을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하다.


하늘나라 어린이 ,
한 새벽부터 자기 똥 자랑에 여념이 없는
우리 심상봉 목사님!


똥이면 어떠랴,
누구의 똥이라 한들 어떠랴,
한세상 반딧불이 되어
나의 하늘을 밝히면 되는 것을.


2007. 6. 16.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3 초 혼(招魂) [1] file 구인회 2010.01.28 2053
162 강 - 황인숙 물님 2012.07.12 2050
161 전라도길 구인회 2010.01.26 2049
160 세상의 등뼈 물님 2011.06.13 2046
159 빈 들판 - 이 제하 물님 2012.05.07 2045
158 연애시집 - 김용택 [2] 물님 2010.10.29 2045
157 파랑새를 찾아서...(한글판요^^) [1] file 이규진 2009.06.26 2045
156 김세형,'등신' 물님 2012.03.12 2043
155 원시 -오세영 물님 2012.07.01 2042
154 꽃 꺾어 그대 앞에 [1] file 구인회 2010.01.30 2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