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 ㅂ, ㅍ
2007.12.29 16:47
![](http://www.moam.co.kr/bbs/data/gallery/1198842823/물.jpg)
. ㅁ, ㅂ, ㅍ
-오 북환 장로님을 추모하며-
이병창
저녁 9시만 되면
땡전 뉴스가 세상을 희롱할 때
나는 견디다 못해
산에 계신 선생님을 찾아 갔다.
나는 숨만 가쁘고
작은 방안에는 침묵만이 흘러갔다.
‘ㅁ, ㅂ, ㅍ 으로 풀으셔’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단단한 떡을 입안에
물고 있으면
불궈지고, 불궈지면
풀어지겠지요.’
그 때 내 절망의 구름 사이로
빛이 보였다.
‘단단한 떡을 성질대로 깨물어버리면
이빨 상하고 떡은 떡 대로
못 먹게 되겠지요.
입안에 물고만 있으면 반드시 풀어집니다’.
아하, 이거였구나
권력의 하루살이들을 두려워 할
이유가 없는 것이로구나
나는 큰절 올리고 산을 내려 왔다.
세상사 ㅁ, ㅂ, ㅍ.
ㅁ, ㅂ, ㅍ.
그 때 앞산이 나를 보고 웃고 있었다.
댓글 3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23 | 감각 | 요새 | 2010.03.21 | 1595 |
322 |
초파일에
[2] ![]() | 도도 | 2009.05.02 | 1596 |
321 | 어디 숨었냐, 사십마넌 | 물님 | 2009.08.31 | 1596 |
320 | 풀꽃 [1] | 물님 | 2010.12.30 | 1596 |
319 | 꽃눈 | 물님 | 2022.03.24 | 1596 |
318 | 당신에게 말 걸기 [1] | 물님 | 2011.09.26 | 1597 |
317 | 양애경 - 조용한 날들 [1] [1] | 물님 | 2012.05.15 | 1598 |
316 | 내 아비 네 아비 / 이중묵 | 이중묵 | 2009.02.04 | 1599 |
315 | 독일 발도로프학교 아침 낭송의 시 | 물님 | 2009.04.16 | 1599 |
314 | 雨期 [1] | 물님 | 2011.07.29 | 1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