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2010.09.09 09:13
이 병 창
길을 보면 가고 싶다
가을걷이 끝나가는
산길을 돌아서
마침내 석양이 지는 곳
퇴적암처럼 쌓여진
나의 이별들을
지우고 또 지우다가
이제는 어떤 산새의 울음 소리
흘러가는 물 소리에도
귀를 닫고 가는 길
이승의 길들은 모두
나에게로 가고 있다.
이렇게 끝이 날 수는 없다고
소리 죽여 울고 있는 산천
바로 이 길을 따라서
나는 길 없는 저 산 너머로
노아의 배를 만들러 가야 한다.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모두 지나가 버린 길을 보면
나는 숨이 차다
길을 가면 나도
길이 되고 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23 | 달팽이.2~ [1] | 하늘꽃 | 2008.06.09 | 2280 |
322 | 당신은 [5] | 하늘꽃 | 2008.09.18 | 2269 |
321 | 마음이 아름다우니 세상이 아름다워라 [2] | 구인회 | 2013.09.18 | 2257 |
320 | 고독 [4] | sahaja | 2008.05.18 | 2249 |
319 | 램프와 빵 | 물님 | 2014.02.10 | 2216 |
318 | 좋아하는 노래 : '청보리밭의 비밀' [2] | 수행 | 2011.03.22 | 2202 |
317 | 톱과 낫 거두기 [3] | 이중묵 | 2009.01.17 | 2200 |
316 | 꽃자리 | 물님 | 2013.02.14 | 2198 |
315 | 세가지의 영혼, 세가지의 기도 [2] | 물님 | 2009.07.02 | 2196 |
314 | 그 꽃 [1] | 물님 | 2009.11.22 | 2188 |
아직가지 않은 길.. 더 멀리 가야할 길을 찾아 길 떠나는 님
그 길을 가고 안가고는 그 사람의 마음이겠지만
이승의 모든 길은 나로부터 나고 있으며,
그 길이 바로 '나'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