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4336
  • Today : 1462
  • Yesterday : 1340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1857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 마음의 지도 물님 2012.11.05 1790
112 둥우리여 - 백글로리아 [2] 구인회 2012.09.26 1789
111 이별1 도도 2011.08.20 1789
110 음악 [1] 요새 2010.03.19 1788
109 이기인- 소녀의 꽃무뉘혁명 [1] 물님 2012.01.13 1786
108 새벽밥 물님 2012.09.04 1785
107 당신은 file 물님 2009.06.01 1785
106 풀 -김수영 물님 2012.09.19 1783
105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물님 2012.07.01 1783
104 별속의 별이 되리라 -잘라루딘 루미 구인회 2012.06.30 17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