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3490
  • Today : 394
  • Yesterday : 943


한동안 그럴 것이다

2011.05.05 06:28

물님 조회 수:2695

 

 

     한동안 그럴 것이다

                              윤 제림

한 젊은 부부가,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운 아이를
공원에 데리고 와서 사진을 찍는다.
그네 위에 걸터 앉혀 놓고 이리 찍고 저리 찍고,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저러다가 어느 날, 언제부터인가
사진 찍는 것을 잊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곤,
잠시 놀라지만
이내 잊어버린다.

아이가 자신들의 가슴속에
푸욱 들어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이는 한동안 부모의 가슴에 갇혀 자란다.
그러다가 어느날,
아이는 부모의 가슴에 난 작은 틈을 찾아내
문을 낸다,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간다.
그 문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데리고 온다.

또 어느 날엔,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 하날
양손에 붙들고 와서 저렇게 사진을 찍는다.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3 사랑하는 까닭 [3] 물님 2009.09.27 2548
312 차안의 핸드폰 [3] file 하늘꽃 2009.01.13 2549
311 고향집 오늘밤 / 이중묵 이중묵 2009.04.06 2549
310 [2] 요새 2010.09.09 2550
309 새해 첫 기적 [1] 도도 2011.01.01 2550
308 안부 [3] file 물님 2009.03.05 2551
307 희망가 물님 2013.01.08 2551
306 추우니 함께 가자 - 박노해 물님 2016.02.02 2552
305 가지 않은 길 요새 2010.03.19 2553
304 웅포에서 [1] 하늘꽃 2008.06.24 2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