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4347
  • Today : 1473
  • Yesterday : 1340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1873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 둥우리여 - 백글로리아 [2] 구인회 2012.09.26 1794
112 이별1 도도 2011.08.20 1793
111 음악 [1] 요새 2010.03.19 1793
110 마음의 지도 물님 2012.11.05 1791
109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물님 2012.07.01 1791
108 이기인- 소녀의 꽃무뉘혁명 [1] 물님 2012.01.13 1791
107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1790
106 한동안 그럴 것이다 물님 2011.05.05 1789
105 「짐승이 되어가는 심정」 물님 2012.08.13 1788
104 새벽밥 물님 2012.09.04 17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