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1534
  • Today : 1259
  • Yesterday : 1501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1665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3 멀리 가는 물 [1] 물님 2011.05.24 1619
72 행복 요새 2010.07.20 1619
71 '손짓사랑' 창간시 file 도도 2009.02.03 1618
70 호수 -문병란 물님 2012.05.23 1615
69 풀꽃 [1] 물님 2010.12.30 1614
68 감각 요새 2010.03.21 1614
67 섬진강 / 김용택 file 구인회 2010.02.18 1612
66 이별1 도도 2011.08.20 1610
65 [2] 요새 2010.09.09 1606
64 진달래 ∫ 강은교 file 구인회 2010.02.23 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