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2000
  • Today : 835
  • Yesterday : 1043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2517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3 님의 침묵 [1] 물님 2009.05.29 2608
212 봄날에 [1] 요새 2010.01.01 2608
211 바람 잘 날 없어라 / 박노해 [1] file 구인회 2010.02.04 2609
210 물님! 나는 천개의 바람 (들어 보세요) [1] file 하늘꽃 2010.03.06 2615
209 물님의 시 - 화순 운주사 운영자 2007.08.19 2618
208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file 이중묵 2009.01.24 2618
207 보고 싶다는 말은 물님 2012.06.04 2618
206 분수 -물님시 [1] file 하늘꽃 2007.08.29 2619
205 가졌습니다 하늘꽃 2008.01.08 2620
204 이장욱, 「토르소」 물님 2012.03.27 2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