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3284
  • Today : 994
  • Yesterday : 1145


천산을 그리며

2008.08.02 08:10

운영자 조회 수:2424



    


    천산(天山)을 그리며


                  -2차 에니어그램  소감-
   
천산산맥의  수많은 설산들을 보았는데
키르키스탄 수도 비슈켁 근교에서 바라 본
봉우리 하나가 나를 늘 잡아 다닌다.
내가 몸을 벗고 떠날 때 쯤
그곳에서 나는 승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한다.
부고를 돌리고 어쩌고 하는
절차를 생략하고
그냥 영원의 하늘로 날아가는 붕새가 되어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을.
지구는 사랑해선 안 될 것들을 사랑한
보응으로
허무를 배우는 수련장이었다. 
그 허무의 알자리에서 깨어 나오는
영혼의 학교였다.
처음부터 내가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눈도 코도 귀도
생각과 느낌과 하나하나의 행동까지도 
내 것은 없었다.
나 아닌 것들을 나로 알고 살아온 세월을  
마감하고  돌아가는 날
나는 나의 허무와 이 세상의 허무를
다시 돌려 바쳐 드릴 것이다.
여한 없이 경험한 지구의 허무를.
            
                    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3 가지 않은 길 요새 2010.03.19 1371
292 그대 옆에 있다 - 까비르 [2] 구인회 2012.02.15 1371
291 김세형,'등신' 물님 2012.03.12 1371
290 음악 [1] 요새 2010.03.19 1372
289 새해 다짐 -박노해 물님 2023.01.04 1373
288 세월이 가면 물님 2015.02.20 1374
287 이기인- 소녀의 꽃무뉘혁명 [1] 물님 2012.01.13 1374
286 3분간의 호수 - 서동욱 물님 2012.05.23 1374
285 배달 [1] 물님 2009.03.12 1375
284 석양 대통령 물님 2009.05.13 13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