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0231
  • Today : 1457
  • Yesterday : 1280


왼손의 쓸쓸함에 대하여

2008.04.07 21:53

운영자 조회 수:2960


왼손의 쓸쓸함에 대하여
                                    이 병 창

기쁨의 도시라는 거대한 간판 아래
거리에서 태어났다 죽어가는 사람들이 널려있었다.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자문하며 걸어가던
켈카타의 거리
한 여인이 구걸의 손을 불쑥 내밀었다.
아이 업은 그녀의 손바닥에 동전을 올려놓자마자
그녀는 재빠르게 손을 거두어들인 다음
다른 손을 내밀었다.
이게 웬일인가  
나는 무표정한 그녀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았고
그녀는 군중 속으로 사라졌다.

오늘 오후 봄빛에 취해 있노라니  
내 기억속의 그녀가 걸어 나와
내 앞에 다시 서있다.
전생을 내려놓지 못한 내 오른손의 부끄러움
쓸쓸한 나의 왼손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08. 4.3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73 도도 2019.12.19 1222
372 이스탄불의 어린 사제 물님 2019.12.18 1233
371 행복 - Hermann Hesse 물님 2019.12.07 1281
370 길을 잃으면 물님 2019.09.30 1212
369 '나에게 영웅은' 물님 2019.09.30 1210
368 깨끗한 말 물님 2019.09.11 1747
367 동곡일타(東谷日陀) 스님 열반송 물님 2019.06.30 1389
366 나도 어머니처럼 - 박노해 물님 2019.05.13 1296
365 사랑 -괴테 물님 2019.05.11 1279
364 뱃속이 환한 사람 물님 2019.01.23 1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