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7262
  • Today : 1036
  • Yesterday : 1296


눈 / 신경림

2012.12.24 23:00

구인회 조회 수:1595

           눈 / 신경림



      내 몸이 이 세상에 머물기를 끝내는 날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 나갈 테다
      나를 가두고 있던 내 몸으로 부터
      어둡고 갑갑한 감옥으로 부터

      나무에 붙어 잎이 되고
      가지에 매달려 꽃이 되었다가
      땅속으로 스며 물이 되고 공중에 솟아 바람이 될테다
      새가 되어 큰곰자리 전갈자리까지 날아올랐다가
      허공에서 하얗게 은가루로 흩날릴 테다

      나는 서러워하지 않을 테야
      이 세상에서 내가 꾼 꿈이
      지상에서 한갓 눈물자국으로 남는다 해도
      이윽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때 가서 다 잊는다 해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3 고독에게 2 요새 2010.03.21 1639
212 찬양 [6] 하늘꽃 2008.09.25 1617
211 새해 다짐 -박노해 물님 2023.01.04 1606
210 확신 [2] 이상호 2008.08.03 1604
» 눈 / 신경림 구인회 2012.12.24 1595
208 Looking for blue bird.... [3] file 이규진 2009.06.26 1594
207 목적독백 [4] file 하늘꽃 2009.01.12 1594
206 벼 - 이 성부 [1] 물님 2011.10.03 1589
205 이육사 유고시 -광야 물님 2021.06.10 1584
204 山 -함석헌 구인회 2012.10.06 15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