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2430
  • Today : 896
  • Yesterday : 1259


세상의 등뼈

2011.06.13 23:40

물님 조회 수:1658

 

 

세상의 등뼈

                       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것
혈혈단신 땅에 묻힌 너의 뿌리 끝을 일깨우며
배를 대고 내려 앉아 너를 기다려준다는 것

논에 물을 대주듯
상처에 눈물을 대주듯
끝 모를 바닥에 밑을 대주듯
한 생을 뿌리고 거두어
벌린 입에
거룩한 밥이 되어준다는 것, 그것은
사랑한다는 말 대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3 눈동자를 바라보며 물님 2009.03.25 1655
152 사철가 [1] 물님 2009.03.16 1693
151 배달 [1] 물님 2009.03.12 1640
150 안부 [3] file 물님 2009.03.05 1820
149 설 밑 무주시장 / 이중묵 이중묵 2009.03.03 1647
148 봄 소식 하늘꽃 2009.03.02 1685
147 무주 겨울 / 이중묵 [2] 이중묵 2009.02.26 1693
146 내 아비 네 아비 / 이중묵 이중묵 2009.02.04 1645
145 '손짓사랑' 창간시 file 도도 2009.02.03 1625
144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file 이중묵 2009.01.24 1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