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2803
  • Today : 650
  • Yesterday : 988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2730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3 시론 물님 2009.04.16 2575
262 바다 [3] 이상호 2008.09.08 2576
261 나는 나날이 운영자 2008.06.18 2577
260 민들레 [2] 운영자 2008.11.19 2578
259 선생님 [5] 하늘꽃 2008.11.22 2579
258 언젠가도 여기서 [1] 물님 2012.06.18 2582
257 서정주, 「푸르른 날」 물님 2012.09.04 2582
256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file 구인회 2010.01.29 2587
255 김남주, 「추석 무렵」  물님 2011.09.14 2592
254 강 - 황인숙 물님 2012.07.12 25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