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등뼈
2011.06.13 23:40
세상의 등뼈
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것
혈혈단신 땅에 묻힌 너의 뿌리 끝을 일깨우며
배를 대고 내려 앉아 너를 기다려준다는 것
논에 물을 대주듯
상처에 눈물을 대주듯
끝 모를 바닥에 밑을 대주듯
한 생을 뿌리고 거두어
벌린 입에
거룩한 밥이 되어준다는 것, 그것은
사랑한다는 말 대신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63 | 눈동자를 바라보며 | 물님 | 2009.03.25 | 1465 |
162 | 고독에게 1 | 요새 | 2010.03.21 | 1464 |
161 | 까비르 "신의 음악" [1] | 구인회 | 2012.06.26 | 1463 |
160 | 거울 | 물님 | 2012.07.24 | 1461 |
159 | 간절 - 이재무 | 물님 | 2012.09.06 | 1460 |
158 | 시인의 말 [1] | 하늘꽃 | 2009.01.17 | 1459 |
157 | 봄밤 - 권혁웅 | 물님 | 2012.09.20 | 1458 |
156 | 고향집 오늘밤 / 이중묵 | 이중묵 | 2009.04.06 | 1456 |
155 | 언젠가도 여기서 [1] | 물님 | 2012.06.18 | 1455 |
154 | 새벽밥 | 물님 | 2012.09.04 | 14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