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2864
  • Today : 1330
  • Yesterday : 1259


아들에게

2005.09.05 19:19

이병창 조회 수:3549

잘 익은 노을 한번 만나고 오라
능선으로 올라가라 했더니
오늘 본 것은
진홍빛이었다고 만 말하는구나
그것뿐이었더냐
셀 수 없는 하늘 빛깔 중에
너는 오직 하나의 색깔과 느낌을
선택했을 뿐.
바쁜 호흡으로 다녀온 너의 걸음에는
어떤 만남도 보이지 않는구나
아들아
바라본다는 것은 임무완수가 아니란다.
조금만 더 햇빛이 네 손등에 닿는 것을
보았더라면
마음껏 바람을 허락하는
구름을 바라볼 수 있었다면
때로는 지는 노을이
너의 살도 되고 피도 될 수 있음을
알았을 것이다.
너의 망막 속에 비쳐진 진홍 빛
그 너머 너머에서 지고 있는
너의 노을을 바라볼 수 있었을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 날들은 그냥 지나가지 않는다 -박노해 물님 2020.06.30 1340
12 '나에게 영웅은' 물님 2019.09.30 1338
11 흰구름 물님 2017.10.24 1338
10 스승 물님 2018.05.17 1331
9 자작나무 file 물님 2020.10.24 1330
8 꿈 - 헤르만 헷세 물님 2018.08.13 1329
7 유언장 -박노해 물님 2020.12.30 1327
6 행복 - 헤르만 헤세 물님 2021.01.18 1324
5 길을 잃으면 물님 2019.09.30 1323
4 이스탄불의 어린 사제 물님 2019.12.18 1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