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4221
  • Today : 1347
  • Yesterday : 1340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1766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3 둥우리여 - 백글로리아 [2] 구인회 2012.09.26 1723
292 목적독백 [4] file 하늘꽃 2009.01.12 1724
291 이기인- 소녀의 꽃무뉘혁명 [1] 물님 2012.01.13 1727
290 김종삼, 「라산스카」  물님 2012.07.24 1727
289 구름 한 점 file 구인회 2010.02.02 1730
288 그대는 웃으려나 /함석헌 구인회 2012.10.27 1730
287 눈동자를 바라보며 물님 2009.03.25 1732
286 당신의 모습 [1] 물님 2009.09.01 1732
285 음악 [1] 요새 2010.03.19 1732
284 거울 물님 2012.07.24 1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