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1098
  • Today : 976
  • Yesterday : 927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2651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3 안부 [3] file 물님 2009.03.05 2497
272 새해 첫 기적 [1] 도도 2011.01.01 2498
271 새벽밥 물님 2012.09.04 2499
270 웅포에서 [1] 하늘꽃 2008.06.24 2500
269 서정주, 「푸르른 날」 물님 2012.09.04 2500
268 설 밑 무주시장 / 이중묵 이중묵 2009.03.03 2502
267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물님 2012.07.01 2502
266 희망가 물님 2013.01.08 2502
265 꼬리잡기 [5] 운영자 2008.09.15 2503
264 봄은 울면서 온다 도도 2014.03.25 2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