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90342
  • Today : 1019
  • Yesterday : 1104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4509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3 10월 [1] 물님 2009.10.12 4594
242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 [1] 관계 2008.05.15 4594
241 풀꽃 [1] 물님 2010.12.30 4589
240 어떤바람 [3] 하늘꽃 2008.06.19 4582
239 나는 나 I 마에스터 에크하르트 (Master Eckhart) 구인회 2012.07.24 4579
238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4572
237 고독에게 1 요새 2010.03.21 4571
236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물님 2011.11.22 4567
235 오래 되었네.. [1] 성소 2011.08.10 4564
234 매미 -이병창 [1] file 하늘꽃 2007.08.29 45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