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0032
  • Today : 837
  • Yesterday : 932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2450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3 원시 -오세영 물님 2012.07.01 2522
202 보고 싶다는 말은 물님 2012.06.04 2522
201 가을 저녁의 시 [1] 물님 2010.11.18 2520
200 흰 구름 [1] 요새 2010.07.06 2518
199 꽃 꺾어 그대 앞에 [1] file 구인회 2010.01.30 2514
198 최영미, 「선운사에서」 물님 2012.03.05 2513
197 나비 / 류 시화 [1] file sahaja 2008.06.16 2513
196 풀꽃 - 나태주 [2] file 고결 2012.03.06 2512
195 눈물 [1] 물님 2011.12.22 2511
194 봄날에 [1] 요새 2010.01.01 2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