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4746
  • Today : 1267
  • Yesterday : 1189


사족.. 물님의 시에 음악을 달다..

2008.03.29 18:04

새봄 조회 수:2728



            

                  


                물 1

                                       - 이병창

  나는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태초에 하늘을 떠돌다가 오늘은
  이승의 우물물로 고여있다 해도
  나는 한 번도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흘러가는 시냇물
  파도치는 바다에서
  나는 나로 춤을 추고 있었을 뿐


  나는 나이를 먹어본 적도 없소
  나는 어떤 추억도 없이
  여기에서 여기로 흐르고 있을 뿐
  꽃샘바람과 함께 흩날리는
  봄눈과 함께 나는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돌아가고
  있을 뿐


  나는 어느 하늘 어느 땅에서도
  머물러 본 적이 없소
  나는 이전에 누구를 만나 적도 없소
  한 점의 후회도 없이
  나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나로
  지금 흘러가고 있을 뿐



Return To Sorrento - David Wilson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83 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 물님 2020.09.09 1025
382 물님 2020.09.05 1036
381 내 인생의 책 물님 2020.08.05 998
380 수운 최제우(崔濟愚)의 시 물님 2020.08.04 1038
379 날들은 그냥 지나가지 않는다 -박노해 물님 2020.06.30 996
378 까미유 끌로델의 詩 구인회 2020.05.10 980
377 내가 바다에 도착했을 때 물님 2020.05.08 1024
376 이 코로나 바이러스 앞에서 물님 2020.04.29 1020
375 별 헤는 밤 - 윤동주 도도 2020.03.02 3299
374 가면 갈수록 물님 2020.01.15 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