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3583
  • Today : 1087
  • Yesterday : 1084


사족.. 물님의 시에 음악을 달다..

2008.03.29 18:04

새봄 조회 수:5094



            

                  


                물 1

                                       - 이병창

  나는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태초에 하늘을 떠돌다가 오늘은
  이승의 우물물로 고여있다 해도
  나는 한 번도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흘러가는 시냇물
  파도치는 바다에서
  나는 나로 춤을 추고 있었을 뿐


  나는 나이를 먹어본 적도 없소
  나는 어떤 추억도 없이
  여기에서 여기로 흐르고 있을 뿐
  꽃샘바람과 함께 흩날리는
  봄눈과 함께 나는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돌아가고
  있을 뿐


  나는 어느 하늘 어느 땅에서도
  머물러 본 적이 없소
  나는 이전에 누구를 만나 적도 없소
  한 점의 후회도 없이
  나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나로
  지금 흘러가고 있을 뿐



Return To Sorrento - David Wilson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3 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 물님 2020.09.09 3637
52 생명의 노래 [1] 구인회 2010.01.27 3612
51 헤르만 헤세 - 무상 물님 2021.03.18 3589
50 여행은 혼자 떠나라 - 박 노해 물님 2017.08.01 3587
49 세사르 바예호 물님 2017.11.02 3580
48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물님 2016.03.08 3579
47 요새 2010.07.20 3568
46 행복 - Hermann Hesse 물님 2019.12.07 3567
45 요새 2010.03.15 3567
44 내가 바다에 도착했을 때 물님 2020.05.08 3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