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9195
  • Today : 932
  • Yesterday : 924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2486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83 오 늘 - 구상 물님 2011.05.16 2403
282 진정한 여행 물님 2017.02.24 2403
281 거짓말을 타전하다 [1] [2] 물님 2012.04.24 2404
280 나는 우주의 것 - 정명 키론 2011.11.21 2405
279 「짐승이 되어가는 심정」 물님 2012.08.13 2405
278 배달 [1] 물님 2009.03.12 2406
277 당신은 file 물님 2009.06.01 2406
276 서정주, 「푸르른 날」 물님 2012.09.04 2407
275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2412
274 내 아비 네 아비 / 이중묵 이중묵 2009.02.04 2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