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9805
  • Today : 1031
  • Yesterday : 1280


달팽이

2008.06.08 23:30

운영자 조회 수:2873



       달팽이
                         - 문연남의 달팽이 그림에 붙여 -


간다
그냥 간다.
두려움 없이 가는 길
공중의 새는 날다가 떨어져도
나는 쓰러지지 않는다.
내가 나로서 가는 길
지구는 너무나도 든든하여
넘어질 곳은 하나도 없다.


간다.
저기 하늘을 찌르는 나무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고
인간들은 가르친다는 데
나는 그냥 갈 뿐.
조상들이 걸어 온 수평의 길을 지나
이제 나는 수직으로 상승하는 길을
걸어보리라.


내가 걸어 온 길에도
흔적은 남아 있다.
누군가의 길이 될 흔적이.
아무리 끈끈하고 축축한 삶이라 해도
등에 진 짐에 등이 휘어진다 해도  
나는 이곳에만 머무를 수 없다.
이곳에서 여기로 떠나가는 길
나는 늘 그 길을 가는 나그네일 뿐.
허공을 향하여
세월을 향하여 걸어가는
나그네일 뿐.


               08. 6. 6 아침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3 나는 당신의 마음을 지니고 다닙니다 [1] 물님 2010.03.17 2323
102 고백시편 -13 [2] 조태경 2008.06.14 2331
101 나는 천개의 바람 [2] 물님 2010.01.24 2336
100 기도.2 ( 물님) [2] 하늘꽃 2008.04.23 2345
99 [4] file 새봄 2008.04.03 2350
98 박성우, 「소금창고 물님 2011.10.24 2357
97 담쟁이 물님 2014.05.13 2375
96 그 꽃 [1] 물님 2009.11.22 2377
95 세가지의 영혼, 세가지의 기도 [2] 물님 2009.07.02 2381
94 좋아하는 노래 : '청보리밭의 비밀' [2] 수행 2011.03.22 23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