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등뼈
2011.06.13 23:40
세상의 등뼈
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것
혈혈단신 땅에 묻힌 너의 뿌리 끝을 일깨우며
배를 대고 내려 앉아 너를 기다려준다는 것
논에 물을 대주듯
상처에 눈물을 대주듯
끝 모를 바닥에 밑을 대주듯
한 생을 뿌리고 거두어
벌린 입에
거룩한 밥이 되어준다는 것, 그것은
사랑한다는 말 대신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63 | 보내소서~힘 되도록~ [2] | 하늘꽃 | 2008.06.06 | 2074 |
262 | 산수유 댓글 | 심영자 | 2008.03.29 | 2053 |
261 | 하늘꽃 [3] | 하늘꽃 | 2008.10.23 | 2028 |
260 | 사십대, 바라볼 시간이 많지 않다 | 운영자 | 2008.06.10 | 2020 |
259 | 가을은 아프다 / 신 영 [2] | 구인회 | 2010.09.11 | 1999 |
258 | 떼이야르드 샤르뎅 [2] | 운영자 | 2008.09.04 | 1982 |
257 | 약수정 오늘 이시는 내가만든 지붕을 부셔줬다 [3] | 하늘꽃 | 2008.06.30 | 1978 |
256 | 바다가 말하기를 [2] | 운영자 | 2008.12.06 | 1968 |
255 | 나만의 삶 - 홀리오 노보아 폴란코 | 세상 | 2013.10.25 | 1964 |
254 | 예수에게.1 / 물 [1] | 하늘꽃 | 2007.09.01 | 19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