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65318
  • Today : 427
  • Yesterday : 966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2829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3 봄밤 - 권혁웅 물님 2012.09.20 2981
232 흰 구름 [1] 요새 2010.07.06 2983
231 산수유 댓글 file 심영자 2008.03.29 2985
230 문태준 - 급체 물님 2015.06.14 2986
229 독일 발도로프학교 아침 낭송의 시 물님 2009.04.16 2988
228 경북군위 인각사 초청 시낭송 file 운영자 2007.08.19 2989
227 이육사 유고시 -광야 물님 2021.06.10 2991
226 감각 요새 2010.03.21 2993
225 연애시집 - 김용택 [2] 물님 2010.10.29 2994
224 풀 -김수영 물님 2012.09.19 2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