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61237
  • Today : 1011
  • Yesterday : 1092


톱과 낫 거두기

2009.01.17 12:56

이중묵 조회 수:3457




톱과 낫 거두기 / 이중묵


공단 안의 버려진 빈터에서
아카시는 삼 년을 자랐고
그 아래서
작년에 죽은
갈대 줄기, 개망초 그림, 쑥대 그림과
새로 난 그 자식들의 줄기들과
올해 찾아온 오월이 키 재기를 한다.
얼키설킨 덤불이 쓸모 없다며, 나는
벌써 어떤 톱과 낫을 냈다.
아카시는 오월 향을 날리고
갈대 쑥대 개망초는
여기저기에서 뱉어내는
냄새를 먹고 있었다.
마음 빈 데에 버려진 수풀 속 하나가
제 하는 일의 이름을 묻는다
나는 그대인 나에게 묻고
어떤 톱과 낫을 거둔다.
나의 톱과 낫을 거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3 김남주, 「추석 무렵」  물님 2011.09.14 2739
92 고향 -정지용 물님 2011.02.01 2737
91 사랑이 명령하도록 하라 [2] 물님 2016.02.05 2733
90 낯선 곳에서 살아보기 물님 2015.05.19 2733
89 확신 [2] 이상호 2008.08.03 2731
88 오규원, 「겨울숲을 바라보며」 물님 2012.01.02 2730
87 문수암(내 손버릇을 고쳐놓은시) [3] 하늘꽃 2008.08.15 2724
86 오 늘 - 구상 물님 2011.05.16 2722
85 새해 첫 기적 [1] 도도 2011.01.01 2722
84 꼬리잡기 [5] 운영자 2008.09.15 2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