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5308
  • Today : 907
  • Yesterday : 1527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2131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이 게시물을
목록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3 강물이 인간에게 [3] 운영자 2008.04.27 2863
82 굼벵이 이병창 간다 [2] 하늘꽃 2008.04.29 2880
81 당신은 [5] file 하늘꽃 2008.09.18 2882
80 가람 이병기 -난초- 물님 2013.06.04 2900
79 기도 [6] file 새봄 2008.03.31 2908
78 달팽이.2~ [1] 하늘꽃 2008.06.09 2908
77 여물 [4] 운영자 2008.07.21 2911
76 자리 [2] 물님 2013.01.31 2911
75 가을의 기도 -김현승 물님 2011.10.18 2922
74 하느님 나라 [5] 하늘꽃 2008.09.09 2927
쓰기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