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4378
  • Today : 1504
  • Yesterday : 1340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1900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3 별속의 별이 되리라 -잘라루딘 루미 구인회 2012.06.30 1812
302 「짐승이 되어가는 심정」 물님 2012.08.13 1812
301 새벽밥 물님 2012.09.04 1812
300 당신은 file 물님 2009.06.01 1813
299 마음의 지도 물님 2012.11.05 1813
298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물님 2012.07.01 1814
297 나비 (제비꽃님) [1] 고결 2012.07.05 1815
296 이기인- 소녀의 꽃무뉘혁명 [1] 물님 2012.01.13 1817
295 음악 [1] 요새 2010.03.19 1818
294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