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 김수영
2011.12.11 06:24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23 | 밥이 하늘입니다 | 물님 | 2010.11.29 | 1547 |
322 |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 이중묵 | 2009.01.24 | 1549 |
321 | 새벽밥 | 물님 | 2012.09.04 | 1549 |
320 | '손짓사랑' 창간시 | 도도 | 2009.02.03 | 1551 |
319 |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에 [1] | 요새 | 2010.03.19 | 1551 |
318 | 인생을 말하라면 | 물님 | 2011.12.05 | 1551 |
317 | 양애경 - 조용한 날들 [1] [1] | 물님 | 2012.05.15 | 1553 |
316 | 원시 -오세영 | 물님 | 2012.07.01 | 1554 |
315 | 석양 대통령 | 물님 | 2009.05.13 | 1555 |
314 | 당신에게 말 걸기 [1] | 물님 | 2011.09.26 | 1555 |
바람맞으면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
사람도 센바람을 맞은 사람이 야무지게 일어납니다^^*